새로운 일을 할 때 누군가에게 말하지 마세요
- 심리
- 2022. 1. 8. 08:11
<새로운 일을 할 때 누군가에게 말하지 마세요>
저는 새로운 일을 하거나 어려운걸 시도할 때는 웬만하면 누군가에게 얘기 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해서 좋은 케이스는 아마 거의 없을거예요. (열에 아홉은 안좋음) 이거 저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다 똑같이 겪는 공통 특징입니다. 왜 말하지 않아야 하냐면, 주변은 나와 거의 수준이 똑같기 때문이에요.
유유상종, 근묵자흑이란 말 들어보셨죠? 제가 볼 땐 이거 옛날 말로 치부하면 안돼요. 진짜로 세상은 유유상종, 근묵자흑으로 돌아가거든요. 가족, 친구, 애인, 동료, 지인 등등 거의 대부분 내 수준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현실이에요. 물론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좋고 나쁨과 관계없이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인간 본성이라는 뜻이죠. 저도 저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는거 매우 좋아해요.
문제는 비슷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군가 새로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걸 상당히 방해한다는거예요. 물론 그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걱정을 해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생겨요. 은근슬쩍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지금 수준과 얼마나 안 맞는지를 계속 말해주죠. 특히 가족처럼 가장 친한 관계일 수록 더 그래요. 친하니까 위험한 부분을 더 강조할 수 밖에 없거든요. 왜냐면 진짜 걱정스러우니까. 그리고 지금의 안정적인 관계가 무너질 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지금 수준보다 훨씬 높은 무언가를 할 때는 웬만해선 주변에 얘기하지 않는게 좋아요. 고민 상담도 해봤자 소용 없어요.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차원 높은 질문이면 주변에서도 거의 해결 못하는건 마찬가지거든요. 감정적인 문제나 친한 사람에게만 털어놓을 수 있는 문제라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사업, 공부, 환경변화 처럼 지금 어울리는 사람들과 다른 맥락의 질문은 크게 도움 안될 가능성이 높아요.
예를 들어 이직을 하고 싶으면 실제 이직을 했던 사람이나 그쪽 분야와 관련된 사람한테 가서 물어봐야지, 친구한테 물어봤자 하등 소용이 없는거죠. 그럼 서로 걱정이나 하다가 따뜻한 응원해주고 끝나는거예요. 그게 필요없다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감정은 편해진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얘기하고 나서 집에 오면 더 허무하고 불안하지 않았나요? 저만 그런가요? 누군가에게 이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불안감만 더 커진채로 끝날 가능성이 더 높을 거예요. 내가 원하는건 이직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인데 감정만 다스리고 오면 소용없어요.
주변에 하지 말아야 될 질문 중에 TOP3는 이런거예요.
1. 이거 잘 될까?
2. 이거 하면 어떨까?
3. 나 이런거 할건데 어떻게 생각해?
내가 모르는건 내 주변에 물어봤자 별로 좋은 결과 안나옵니다. 오히려 불안함만 증폭됨. 차라리 실질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만나거나 혼자 정보를 탐색하는게 훨씬 더 낫습니다. 그렇게 정답을 찾고 나면 주변인들에게는 감정적인 평온을 얻기 위해 얘기를 하면 돼요. 질문이 아니라 이미 결정하고 통보하는거죠. 질문을 통해 도움되는 답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이렇게 말하면 제가 주변인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전 인간관계 폭이 좁아서 있는 사람을 최대한 잘 챙기는 쪽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뭔가를 새롭게 할 때마다 주변에 물어볼까요? 거의 말 안해요. 어차피 나도 모르고 그 사람들도 모르는데 물어봐서 뭐해요. 실제로 몇 번 물어본 적 있는데 완전히 반대로 나온 케이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잘 될거 같은데요! 한건 별로 안 됐고, 그걸 누가 사? 라고 한건 엄청 많이 샀음. 결국 내가 모르는건 내 주변도 모른다는 소리예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도 LG전자한테 스마트폰은 단순한 태풍이니까 마케팅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가전사업은 다른데다 팔라고 했어요. 근데 지금 어떻게 됐나요. LG전자의 1등 공신은 가전사업이에요. 세계적인 회사도 못 맞추는데 나랑 수준 똑같은 주변에 물어봤자 뭐하겠어요.
그래서 저는 주변에 얘기할 땐 질문이 아닌 일종의 선언효과를 활용합니다. 나 담배 끊을거야! 이렇게 소문내고 다니면 달성 확률이 조금 높아진다고 하잖아요. 제가 책 읽기 전에도 글쓰기로 나 책 읽을거요 적는것도 선언효과의 일종이죠. 저는 통보를 하지, 책 읽으면 어떨까요? 이렇게 묻지는 않아요. 그건 물어봤자 소용 없는 질문이거든요. 삶을 살다보면 질문을 잘 해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쓸데없는 질문으로 시간낭비, 감정낭비 하다보면 세월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가거든요.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사랑하는 사람일 수록 웬만해서는 얘기를 하지 맙시다. 그 일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만 듣게 될 겁니다. 만약 새롭고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응원해준다면, 정말 좋은 분들을 곁에 두신거예요. 그리고 유유상종, 근묵자흑이니까 본인도 좋은 사람일 확률이 대단히 높죠.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아요. 근데 그런 케이스는 거의 없으니까 그냥 얘기 안하는게 제일 간단하다고 봅니다. 저도 저에게 응원해주는 친구들 많지만 굳이 얘기 안합니다. 이상하게 이런건 얘기 할 수록 복 나가는 느낌이더라고요. 어떤 이유든간에 굳이 먼저 떠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