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투기의 차이
- 좋은글
- 2021. 2. 26. 06:50
투자와 투기의 차이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신 닥터 마빈님 글 소개 합니다.
저도 이런 분들이 써 주신 깊이 있는 글 보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서 공유 드립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길 바랍니다.
1.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알고 하냐 모르고 하냐의 차이다.
모르고 묻지마로 하면 투기다.
알고 제대로 하면 투자다.
2. 주식, 펀드 같은 금융상품과 부동산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많은 공통점이 있겠지만 굳이 하나를 뽑자면,
모두 투자 대상물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하나는 '투자'라는 말과 잘 어울리지만,
다른 하나는 유독 '투기'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3. 주식은 '투자'란 단어와 잘 어울린다.
'주식투자'라고 하지
'주식투기'라고 보통 표현하지 않는다.
반대로 부동산은
'부동산 투자'라는 말보다
'부동산 투기'라는 단어를 언론에서 더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둘 다 엄연한 투자 대상물이다.
주식도 모르고 묻지마로 하면 '주식 투기'가 맞다.
반대로 부동산을 철저히 시장 분석하고 접근하면
'부동산 투기꾼'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라고 해야 옳다.
4. 최근 부동산 허위거래 신고 관련으로 갑론을박이 뜨겁다.
지난 해 2월 부터 1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79.8만건인데 이 중 순수 해제 신고건이 2.2만건(전체 거래의 2.7% 수준)이다.
이중 신고가 기록 거래건은 3.7천 건(전체 거래의 0.5% 수준)이다.
이중 특정인이 반복하여 다수 거래한 건은 952건(전체 거래의 0.1% 수준)이다.
즉, 전체 거래의 0.1~0.5%를 시장교란으로 '의심'하며 조사를 벌인다는 것이다.
진보 언론엔 이렇게 보도된다.
정부가 '집값 띄우기'를 목적으로 주택을 고가에 계약했다고
신고한 뒤 취소하는 시장교란행위 의심사례에 대해 3개월 간 집중 기획조사를 벌인다.(중략)
일부 투기세력이 신고가 계약 후 계약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조작...(중략)
여기에 달린 반응을 보면 아파트 시장이 이런 투기꾼들 때문에 올랐다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집단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소위 '투기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거래량의 0.1%~0.5%가 실제 투기 저질렀다 해도
이들이 과연 부동산 시장 전체 교란을 일으켰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가?
이 시장을 실제로 경험 해본 분들은 안다.
가계약 당시 냉각기였다가 잔금 시점에 급등하면
계약금 물더라도 계약 파기하고 매물 거두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본다.
무조건 모든 취소건을 투기나 시장교란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만약 이러한 0.1~0.5%사례를 가지고
부동산 시장을 비정상적 투기과열로 논한다면,
늑장공시, 분식회계, 배임횡령, 비자금 조성,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당거래 등이 판치는
주식시장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5.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가 발표한
한국의 기업 회계 투명성은 63개국 중 62위로
수년째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19년기준)
과거 해외 자본이 한국 코스피 투자를 꺼린 이유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이러한 경영/회계 투명성이
세계 최하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아마 그래서 신나게 공매도를 쳤을 것이다.)
이걸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은
기업의 자정적 노력, 정부 제도/규제 개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국민들의 금융지식과 능력이 높아지고,
금융맹이 아닌 금융맨과 같은 국민들이
시장에 다수 참여하여 와치독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우리 다음세대가
보다 건전한 금융/자본시장에서
투기가 아닌 투자를 통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투기꾼을 단속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마치 부동산 시장이 모두 투기의 온상이라는 듯한 이미지를 주고,
건전한 부동산 투자자 모두를 적폐로 몰아 붙이는 행위는 옳다고 보지 않는다.
6. 부동산과 주식/금융시장이 '투자'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 차이점도 존재한다.
본인이 보는 차이점은 진짜 '실재하냐'
그렇지 않냐의 차이라고 판단한다.
객관적 실재와 상호주관적 실재라는 것이 있다.
객관적 실재는 객관적으로 누가 뭐라해도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태양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부정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부동산이 바로 객관적 실재에 해당한다.
반면, 상호주관적 실재는 다르다.
이것이 실재한다고 상호 약속하는 것이다.
화폐는 사실 파란색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데,
이 파란색 종이가 이러한 가치를 지닌다고 상호 약속하고 신뢰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그것을 보증하는 것)
주식도 마찬가지로 그 가격에 대해 상호가 약속하기 때문에 거래가 이루어 지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은 큰 변함이 없는 객관적 실재의 특성을 가진 반면,
주식, 채권 등은 상호 신뢰, 약속이 깨지면 흔들리는 주관적 실재의 특성을 지녔다고 본다.
그래서 결국 자본은 실재 하는 것으로 흐른다고 본인은 판단하고 있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을 더 믿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헨리조지가 그의 저서 '진보와 빈곤'에서
"모든 자본 잉여금은 결국 토지와 땅주인에게 간다"라고 말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지 아닐까.
참고로 그래서 이 커다란 유동성과 자본의 흐름을
Money Shift(자본순환매)장세로 이해한다면,
주식, 비트코인 등으로 부풀려진 거대한 자본 눈덩이들이
다음으로 어디로 또 이동할지에 대한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외부충격이 오면 모든 유동성은 종말을 고할 것)
7. 앞서 부동산과 주식/금융시장의 공통점을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가 될 수도 있고
투기가 될 수도 있다.
모르고 묻지마가 아니라
자본 기본기와 기초체력을 쌓으며
건전한 투자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세 가지를 추천하며 마친다.
8. 우리를 진짜 '투자자'로 만들어 줄 세 가지
[지식] 공부의 영역
[지혜] 독서의 영역
[실천] 실전의 영역
첫째, 금리, 환율, 유가, 통화정책 등 자본시장 지표에 대한
기본지식은 공부를 통해 알고 있어야 한다.
영어를 알아야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하듯이
당장 금융언어를 알아야 자본시장과 대화할 수 있다.
공부라고 해서 무턱대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거나
맨큐 경제학, 애덤스미스 국부론 펴라는 게 절대 아니다.
관심있고 쉬운것부터 차근차근 하면 된다고 믿는다.
세미나, 온라인 강의 혹은 지난번 공유드린 금감원 교육센터 활용해도 된다.
그리고 금융공부를 하는데 가장 추천드리는 건
'종이신문'구독이다.
경제/금융언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고,
전체 자본시장의 맥락을 짚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굳이 '종이'신문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래 글을 참고 부탁드린다.
둘째, 경제 뿐만 아니라 역사, 인문,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지혜를 쌓고 자본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타서
멀리 세상을 봐야하는데.
많은 이들이 투자의 구루라고 일컫는
앙드레코스톨라니, 피터린치, 조지 소로스, 짐로저스 등은
실제 철학, 역사, 인문학을 전공했거나 공부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경영/회계 관련 서적도 좋지만,
그보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에는 큰 맥락을 짚을 수 있도록 돕는
역사, 인문, 철학서가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ex. 총균쇠, 사피엔스, 이기적유전자 등)
셋째, 신문이나 공부로 지식을 쌓고, 독서로 거인의 지혜를 배웠다면,
마지막으로 실전을 통해서
나만의 투자철학을 만들고 키워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내 자녀의 자본/금융교육은
부모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디 유동성 장세 불나방처럼 번진 투기가 아닌
유동성이 끝난 자리에도 여전히 투자자로 남아
많은 분들이 자산을 굴리는 자본가로 성장해 있기를
응원하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