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버는 방법
- 좋은글
- 2022. 4. 1. 09:49
<연봉 3억 버는 방법>
저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길눈은 어둡다 못해 깜깜하고, 사람을 그려놓은 형체는 5살 어린이와 별 다를 바가 없고, 튜브가 없으면 수심 1미터 유수풀이 요단강이 되어 버리고, 요리는 잘 먹기는 하지만 할 줄은 모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돌아 보면 그나마 적성에 조금 맞는 편이었던 게 앉아서 공부나 하는 것과 컴퓨터 투닥거리며 돈 버는 일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제가 만든 사이트에서 몇 달에 한 번 와서 한다는 얘기가 공부 얘기와 돈 얘기밖에 없습니다.
둘 다 재미없고 시시한 얘기라 미리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시작할게요. 4년 전에 제가 오르비에 남겼던 [소득과 삶의 질] 이라는 글이 있습니다.지금와서 돌아보면 20대 후반의 제 머리 속이 보이는 글이에요. 거기 보면 연 10억을 버는 방법까지는 알겠는데, 100억부터는 나도 아직 모르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제는 100억까지는 조금 알겠고, 1,000억부터는 아직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 글이 30대 초반의 제 머리 속에 무슨 생각이 가득했었는지 보이는 글이 될 듯하군요. 부디 30대 후반에는 1,000억까지는 조금 알아서 1조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제가 순전히 믿는 몇 안 되는 명제 중 하나인, [인생은 공평하다] 라는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2배로 하는 사람에게는 2배를 주고, 10배로 하는 사람에게는 10배를 주고, 100배로 하는 사람에게는 100배를 준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연봉 3억을 넘기려면 연봉 3천만원을 받고 사는 보통 사람의 10배를 해야 합니다.
1. 양으로 승부한다.
시간 앞에 장사 없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을 일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중했습니다. 수험생 때 공부한
시간보다도 더 많이 일을 했죠. 그럴 수 있는 건 흥미가 없는 과목을 포함해 전과목을 다 공부해야 하는 학생 때와는 달리,적성에 맞는 제 일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100시간을 일해도 별로 지치지 않았죠. 보통 근로자가 40시간을 일한다면 단순히 양으로 2.5배를 합니다. 이 말은 평범한 사람도 열심히 일한다면 1년에 7,500만원은 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돈을 버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많은 시간 일을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만으로 3억 5천만원의 빚을 갚은 아저씨의 이야기처럼요. 로펌 변호사, 대학병원의 의사, top tier의 컨설턴트나 트레이더 또는 애널리스트들과 같이 뇌로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은 제 나이에 저 못지 않은 시간의 일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근무 시간이 평범한 사람의 2배에 가깝죠. 그러니 양으로 2배를 하면, 같은 시간 동안 5배의 효율로 일을 해서 10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5배의 효율을 만들어가 보죠.
2. 반복되는 업무는 자동화하거나 위임한다.
일을 하다 보면 매일, 매주, 매월 일정 주기로 반복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것들 중 복잡도가 낮은 일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화하고, 복잡도가 높은 일들은 사람을 이용해 자동화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면서 복잡도가 낮은, 즉 아주 단순한 일의 예는 매월 고지서를 처리하는 일입니다.
부모님 세대 때는 월말이 되면 은행에 줄을 서서 고지서를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에 수십만 명이 몇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죠. 매달 지불해야 하는 청구서는 자동이체 처리를 해두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기기에 어둡다면 전화 한 번 붙잡으면 해결되는 일이죠. 바보같은 예지만, 제가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여러 일들 중 하나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웃긴 글들을 찾아다니며 보는 것인데, 거기에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이것을 [개9] 라는 앱으로 자동화했습니다.
하루에 5분이면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웃긴 글들을 싹 읽어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또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죠. 회사에 가면 컴퓨터로 일을 많이 하게 될텐데, 단축키들도 여러분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들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창은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X] 표에 갖다대지 않아도, Ctrl+W 키를 누르면 닫을 수 있죠.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고서도 열려있는 창들 사이에서는 Alt+Tab 을 눌러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문서 작업을 하다가 Ctrl+Z 키를 누르면 문서의 상태를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죠.
만약 키를 잘못 눌러서 문서를 다 날렸을 때 Ctrl+Z 를 아는 사람은 0.1초만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다시 몇 시간을, 안 해도 되었을 일에 투입하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커서를 이동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죠. Ctrl+Home, Ctrl+End, Ctrl+PgUp, Ctrl+화살표키 같은 조합들로 화살표 수백 번을 누를 것을 한 번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몇 초 씩을 벌어주는 일들이죠. 엑셀에는 Alt+D,F,F 같은 마법의 단축키들이 있고, 인터넷 브라우저에는 Alt+D 가 있습니다.
윈도우 7 이상이라면 Windows 키와 화살표 키를 동시에 눌러서 창들을 손쉽게 배치할 수 있고, 윈도우 8에서는 Windows 키와 X 키를 같이 누른 다음, U, U 를 누르면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고도 컴퓨터를 끌 수 있죠. 매일 마주치는 업무용 프로그램들에는 셀수도 없이 많은 단축키들이 있고, 이것들을 외우고 손에 익히는 것은 학생이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것보다 수백 배 더 큰 효율을 줍니다. 본인이 컴퓨터 공학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얼마나 구사할 수 있는지에 따라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일의 복잡도가 정해집니다. 본인이 중급 이상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히 복잡한 작업도 자동화할 수 있지요. 직원에게 [내일까지 정리해 오세요]라고 하고, [이걸 일이라고 해온 것이냐] 며 투닥거리느니, 그냥 내 손으로 뚝딱뚝딱 프로그램을 짜서, 매일 새벽 일정한 시간에 컴퓨터가 나에게 보고서를 메일로 보내오게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전혀 프로그래밍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요즘은 스마트폰 앱 같은 것들 중에 유용한 것이 많아서 내 시간을 잡아먹는 많은 일들을 기계에 위임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기계는 적은 비용(감가상각비)만을 필요로 하고, 감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일도 맡겨서 효율을 배가시킬 수 있는 대단히 유용한 도구입니다. 기계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기계로 처리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설계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거나, 육체적으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일, 그렇게 자주 발생하지는 않아서 자동화하는 데 투입되는 시간을 보상받을 수 없는 일은 사람에게 맡깁니다.
지불하는 수당과 감독에 들어가는 비용을 잃게 되므로 그로 인해 얻는 질(quality)의 증분이 충분히 높은 경우여야 합니다. 꼭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회사의 임원이 아니더라도 많은 일에 사람을 쓸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설거지를 하거나 잔디를 깎는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이 일들은 모두 사람을 사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법전이나 의학 서적을 뒤지며 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면 변호사나 세무사, 의사들을 이용할 수 있지요. 필요한 일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비용으로 위임을 하는 것도 많은 경험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경험을 쌓은 직원들에게 지위를 주고, 그로 하여금 사원들에게 일정한 양의 업무를 위임하는 권한을 주죠. 회사의 부장이 대리보다 많은 봉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위임을 함으로써 일의 효율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일의 순서를 잘 배치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시험 전날에 놀고, 방학 때 공부하는 것보다는, 시험 전날에 공부하고, 방학 때 노는 것이 옳은 순서입니다. 10대에 놀고, 30대에 뒤늦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10대에 공부하고, 30대에 좀 노는 게 둘 중에서는 더 낫습니다. 10대 때에는 어떤 과목을 언제 공부하고, 어떤 강의를 먼저 들을지만 고민하면 되지만, 20대가 된 이후에는 공부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회사에 들어간 이후에는 기억도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의 일들이 할당됩니다.
시험 전날에 놀고, 방학 때 공부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양의 일을 적절한 순서로 배치해야 합니다. 지위가 높아져서 밑에 직원을 두게 되면, 일의 순서가 엉망이 되었을 때 발생하는 손실이 훨씬 커집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결재나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으면, 그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 것도 못하고 대기해야 하고, 그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그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잘못된 일에 시간을 버리고 있어야 하거든요. 혼자 일을 할 때 일의 배치를 잘못해서 8시간을 낭비했다면, 밑에 100명의 직원을 둔 사람이 일의 배치를 잘못하면 800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지만, 지위가 올라갈수록 그러한 일들을 더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을 회사는 빨리 승진시키고, 그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줍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0년 전만 해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회사였지만, 2010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라는 스마트폰을 냈고, LG전자는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2012년이 되어서야 내놓았습니다. 그로 인해 두 회사의 규모는 이제 10배 이상이 됐죠.
삼성은 시험 전날 밤샘공부를 하고, LG는 친구들과 술마시고 놀고 있었던 셈입니다. 정확히는 회장님이 수만 명의 직원들에게 술을 먹인 것이죠. 지위가 높아지면 비서가 기억을 도와주고, 현명하게 일의 순서를 배열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필요한 여러 자료들을 올려주겠지만, 기계 덕택에 여러분들도 돈 주고 비서를 고용하지 않아도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Wunderlist] 라는 공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OneNote] 나 [Evernote] 를 이용해서 순간순간의 생각이 잊혀지기 전에 체계적으로 남겨두세요. 형편에 여유가 있다면 [Things] 라는 좀 비싼 앱을 다운받아 써보세요. 인터넷에서 [Getting Things Done] 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서 산재한 일을 더 현명하게,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보세요.
4. 항상 뇌를 켜둔다.
반복되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일의 순서를 잘 배치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항상 머리를 써야 합니다. 머리를 잘 쓰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하죠. 경험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접 체험과 간접 체험, 친구와 책, 멘토로부터 얻은 영감과 조언들을 통해 빚어 나가고, 지식은 보통 10대에서 20대에 집중적으로 쌓아두게 됩니다. 그냥 나이를 먹는 것만으로도 직접 체험으로 인한 경험은 쌓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지위가 오르고 연봉이 오르는 것은 그 경험을 이용해 머리를 써서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양의 경험으로부터 더 많이 배워서 뇌에 기록을 하기 위해서는, 항상 뇌의 전원을 켜두고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왜]들 속에 자신을 빠트려야 합니다. 왜 큰 돈을 버는 대기업은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 오고 있었을까? 이 방식을 이렇게 바꾸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추가 효용과 투입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이 물건은 왜 이렇게 생겼고, 왜 이렇게 작동하며, 왜 여기에 있나? 이런 것들을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그 일을 하지 않고 있나? 등등. 뇌를 항상 활성화된 상태로 가동시켜서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에 적용을 시켜 보세요. 마치 이국적인 곳으로 여행을 온 것처럼 일상 속에서 마주치던 모든 것들을 신기한듯이 바라보세요.
세상에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희한한 일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들이 도처에 널려있기도 하죠. 그런 것들을 알게 될수록 전문 웹 사이트나 책들을 손에서 뗄 수가 없습니다. 그 필요성을 10대 때에는 느끼기 어려워서, 스스로 공부를 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어른들이 강제로 공부를 시키는 것입니다. 지금은 왜 미적분을 공부해야 하는지, 왜 영어로 free talking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왜 세계사를 알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것에 통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향후에 쌓아나갈 수 있는 지식의 차원과 의사결정의 명징함은 극도로 다릅니다.
이를테면 보통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검색할 때는 네이버의 녹색 창에 [에이즈]라고 치고 똥을 얻어갈 것입니다. 그래도 영어를 독해할 수 있는 비전공자라면 google.com 에 가서 AIDS 라고 치고, 우선 HIV/AIDS 라는 Wikipedia 스레드를 읽을 것입니다. 준의료인 이상이 된다면 google.com 이 아니라 scholar.google.com 이라고 친 후에 AIDS 를 검색하거나, www.ncbi.nlm.nih.gov 에서 AIDS 를 검색할 것입니다. 뒤로 갈수록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신뢰도는 올라가죠. 그리고 그런 정보들로부터 내리는 의사결정이 더 효율적이고, 더 옳을 가능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저는 10대와 20대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30대가 되어서도 계속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제게는 공부를 하는 것도 일을 하는 시간에 포함됩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이동 중에도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나 의학 저널을 읽을 수 있고, 킨들이 있으면 수백 권의 양서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죠. 제게는 이러는 과정이 스트레스를 푸는 일입니다. 제가 동경하는 여가란 아무 것의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읽는 일이죠.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아무리 수학 문제를 많이 풀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머리를 쉬고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 될 수도 있죠. 누구에게나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 분야를 공부하면서 쉴 수 있죠. [Joystiq], [Polygon] 과 같이 게임에 관한 뉴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작 게임에 대한 기사를 읽는 일이 스트레스가 될 수 없죠. 그런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면 그런 기사를 읽는 것도 일입니다. 스트레스를 풀며 쉬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죠.
5. 측정하고, 반성하고, 개선한다.
저에게 있어서 최초의 측정은 스탑워치를 들고 공부 시간을 재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하루에 공부를 얼마나 하고 있나,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나를 알고 있어야 허황되지 않고 냉정한 공부 계획과 목표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었죠. 지금의 저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것들을 측정합니다.
하루에 내가 얼마나 잠을 자나, 잠은 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잤을 때 제일 적은 양을 자면서도 몸이 개운한가. 요일별로 몇 시에 출근을 하면 교통체증을 피해 너무 이르지 않으면서도 제일 짧은 시간에 근무지에 도달할 수 있나. 나도 모르게 줄줄 새고 있는 돈은 어디서 얼마가 나오고 있는 건가, 내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들은 무엇인가,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벌고 있는 돈은 어느 정도이며, 그 양은 어떤 속도로 변하고 있는가. 내가 짊어지고 있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즉 보통은 나이를 더 먹을 수록 측정해야 하는 주제는 수도 없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이런 측정의 대부분은 routine이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동화할 수 있는 것들이죠. 스톱워치 그거 어떻게 번거롭게 들고 다니면서, 신경 쓰이게 매번 눌렀다 뗐다 하냐라고 할 수 있지만, 측정에 투입되는 자원을 아까워해서는 안 됩니다. 측정을 해야 문제가 보이고, 그 문제에 대해 반성하고, 문제를 없애고 일의 순서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개선 과정을 통해 효율을 늘리고 손실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측정은 항상 양의 문제이고, 질을 측정하는 것은 난해합니다. [나는 스톱워치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10시간을 대충 공부하느니, 공부에만 집중해서 5시간을 공부하겠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스톱워치는 집중해서 10시간을 공부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입니다. 질은 언제나 높아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질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최대한의 양을 짜내기 위해 측정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업무를 자동화해서 내가 얼마만큼의 시간을 아꼈나, 일의 순서를 잘 배치해서 피했던 비용은 어느 정도였나와 같은 앞서 이야기한 주제들도 측정이 되고 기록에 남겨져 있어야 다음에는 이번보다 더 효율적인 순서와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효율의 끝은 그러한 절차를 공식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완전히 자동화하여 컴퓨터에게 맡겨버리고 오로지 시간만을 투입하며 기다리는 것이죠. 현재로서는 그것의 완전체가 [Google]이고 이 [기계]는 평범한 한 명의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의 40만배를 해내며, 1개월에 1조원의 순이익을 내고, 300조원의 가치를 가진 기계가 되어있습니다. 한 명의 개인도 계속 측정하고, 반성하고, 개선하면 40만배의 효율은 아니더라도, 4배 이상의 효율은 남길 수 있습니다.
6. 정리하고, 분류하고, 집중한다.
오랫동안 써온 가방에서는, 쳐다보지 않고도 필요한 물건을 꺼낼 수 있습니다. 가방 속의 어느 곳에 주머니가 달려있는지, 어떤 지퍼를 열면 무엇을 꺼낼 수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주변 환경의 모든 것들을 그렇게 쳐다보지 않고도 꺼낼 수 있는 상태처럼 만들어 두세요. 공부나 작업하는 책상, 하드디스크 속의 폴더, 컴퓨터 바탕화면, 책장과 서랍 같은 것들 말이죠. 제 하드디스크에는 20년 동안 쌓인 수십만 개의 파일들이 모두 일일이 분류되어 있고, 색인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폴더의 첫 글자가 [2]이면 문서이고, [3]이면 사진, [4]이면 음악이고, 두번째 글자가 [2]이면 일과 관련된 것, [3]이면 개인적인 것 같은 식이죠. 이런 식으로 규칙을 가지고 폴더들이 배열되어 있고, 그 안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분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오르비의 마케팅 자료와 관련된 무언가를 찾고 싶으면 Windows 8.1 에서는 Windows + Q 키를 누르거나 Mac 에서는 Ctrl + Space 키를 누른다음 [221053] 이라고 칠 것입니다. 그러면 1초 이내에 관련된 자료가 모두 표시되고 클릭 한 번만 더 하면 자료를 열 수 있죠.
마찬가지로 2012년 겨울에 찍은 사진들을 보고 싶다면 [3312.6] 이라고 칠 것입니다. 역시 1초 이내에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죠. 책상 서랍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책상 서랍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들을 쳐다보지 않고 왼손만 뻗어서 꺼낼 수 있습니다. 서랍 안의 내용물에도 칸막이를 만들어 마찬가지 방식으로 분류를 해두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아이패드에 연결할 USB 케이블을 꺼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첫번째 서랍을 열어서 오른쪽 끝에, 안쪽으로는 5cm 정도 지점으로 손을 뻗을 것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자료를 참조하고, 찾아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2012년의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2013년에 3개의 회사로부터 들어온 요청과 문의를 반영하여, 향후 3개년 간의 전망을 고려해 기안을 만들겠다고 할 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이런 자료를 찾는 데에만 몇 분 내지는 몇십 분을 소모하거나, 심지어 아예 찾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파일들이 각각의 폴더에 잘 분류되어 있고, 또 파일 이름이 파일에 포함된 내용을 적절히 요약하여 잘 부여가 되어 있으면, 이 모든 것들을 찾는데 30초 정도만 소모해도 됩니다.
수학 문제를 증명하는 연습이, 사고의 무결성과 체계성을 강화시켜, 수학과 관계 없는 일을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듯이, 내 주변의 것들을 잘 요약하고, 잘 분류해두는 것도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대단히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제 기억과 관련된 디테일은 메모리 칩에 위임하고, 내 머리 속에는 [무엇이 어디에 있다]라는 색인과 대략적인 정보, 그리고 의사결정능력만을 남겨두는 것이죠. 체계적으로 일의 순서를 조직하고, 새로 접수되는 업무나 목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항상 [Inbox]를 비워놓아야 합니다.
즉, 책상 위에는 지금 이 순간 공부할 것을 남겨두고 다른 모든 것을 치워두고, 메일함의 [받은 편지함] 은 항상 내가 확인하지 않은 메일을 제외하고는 0 이 되도록, 이미 온 편지들은 [할 일], [개인 사진]과 같은 적당한 폴더에 분류를 해 둡니다. 컴퓨터의 바탕 화면에는 지금 작업을 하기 위해 필요하거나 참고해야 하는 파일만 잠깐 꺼내두고, 일이 끝나면 모두 적당한 폴더에 정리해서 치워둡니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할 수 있어야 효율이 올라갑니다. [얼마나 많은 것을 했는가] 는 [무엇들이 있는가] 와 관련이 있지만, [얼마나 높은 효율로 했는가] 는 [무엇이 없는가] 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을 이미 만들어져 있는 회사에 취직해 그 안에서 해나간다면 여러분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승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내 손으로 만든 회사에서 그렇게 일을 해나간다면 내 회사가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보통의 10배를 하면 보통의 10배를 벌게 됩니다. 1년에 3억원을 벌 수 있게 되죠. 커다란 차를 타고, 커다란 집에서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면 너무 고달픈 삶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튼 보통의 10배를 하면, 보통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차보다 10배 비싼 차를 타고, 보통 사람이 사는 곳보다 10배 더 큰 집에 살면서, 내 인생의 다음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하나를 고민해 볼 기회가 주어지겠죠.
자, 제 얘기가 어땠나요?
하나라도 쓸모가 있는 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 당장 바꾸고 시작해 보세요. [잔소리] 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귀차니즘은 여러분들을 심해로 끌어당기는 인생의 주적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파헤치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남들이 한 달을 붙잡고 있을 일도 나에게는 한 번의 주말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오늘이 바로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열심히 노세요.
지금도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관련글
하루 1시간 인맥관리법칙
하루 1시간 인맥관리법칙 1. 대화를 즐겁게 이어가는 아주 쉬운방법 사람은 경청하는 이에게 더 많은 말을 한다.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막힘없이 말할 것
30year.tistory.com
돈 잘버는 사람의 3가지 특징
돈 잘버는 사람의 3가지 특징 하루는 짧고 해야할 일은 정말 많은 요즘느낀점이 있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시간만 투자해서는 더 이상 안된다는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는 말이죠.결국 일
30year.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