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불안의 차이

<걱정과 불안의 차이>

걱정과 불안은 엄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걱정만 하고 불안하지는 않은 경우가 의외로 좀 돼요. 누가 봐도 큰 걱정거리가 있어도 나름 괜찮은 사람을 우리는 많이 봐왔잖아요. 반대로 걱정은 없는데 희한하게 불안한 경우도 많고요. 걱정과 불안을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합니다. 걱정은 주로 생각이라는 매개체로 등장하고요. 불안은 신체감각이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성과 감성 정도로 구별하면 얼추 맞을 수도 있겠네요.

결국 걱정은 문제를 생각하는 것, 불안은 문제를 느끼는 것으로 정의해볼 수 있어요. 나는 걱정이 많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사실 생각이 많다는거고, 나는 항상 불안해… 하는 사람은 그걸 맨 몸으로 매번 느끼고 있는거죠.

인간이 불안한 이유는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불안하지 않고 매번 평온하면 음식을 구할 마음도, 누군가에게 잘 보일 마음도,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도 없겠죠. 그냥 지금 상태가 제일 좋으니까요. 옛날 같았으면 동굴에서 사냥도 안나가고 편안히 쉬고 있는걸 생각하면 돼요. 그럼 결국 유전자를 못 남겼을 가능성이 크겠죠. 반대로 불안함 때문에 밖에 나가 사냥을 통해 식량을 쟁취하고, 좋은 동굴을 찾아 나선 인류는 훨씬 더 많이 살아남아 유전자를 남겼을테고요. 우리는 모두 그들의 후손이에요. 따라서 불안한건 인간의 기본적 특징이죠.

그러므로 불안한건 이유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가끔은 불안한 이유를 즉시 발견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운이 좋죠. 하지만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계속 불안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유를 발견했지만 생각보다 더 미친듯이 불안한 경우도 있고요. 이것도 사람마다 달라요. 유전적으로 덜 불안한 사람이 있고, 항상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아는 사람은 성격이 진짜 특이해서 웬만하면 화도 잘 안 내고, 짜증이나 불안도 자고 나면 잊어버려요. 제가 그래서 농담으로 너는 뇌가 어떻게 된 것 같다며 부러움을 많이 표하곤 했었죠.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요. 어떤 걱정 때문에 불안함이 몰려와 삶이 너무 불편하다면, 딱 3가지를 적어보라고 하는데요.

1. 이 일로 발생할 최악의 사건은 무엇인가?

2. 받아들일 수 있는가?

3. 개선의 여지는 무엇인가?

​이렇게 써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회사에서 엄청 큰 실수를 했다면, 최악의 사건은 해고나 소송 등이 되겠죠. 그 다음은 이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거예요. 어렵지만 꼭 해야하는 부분. 이게 끝나고 나면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어요. 거래처에게 솔직하게 연락해 손해를 조금 지연시켜본다던지, 해고를 통해 교훈을 얻고 레벨업을 한다던지 등등이 있을거예요. 이렇게 3가지를 적어보면 마음의 부담이 생각보다 많이 줄어듭니다. 저도 자주 해봤는데요. 드라마틱하게는 아니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을 감당하고 나니 격한 불안이 줄어들긴 하더라고요. 가끔 크게 힘들때는 종이를 펼쳐서 적어보곤 해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인간은 누구나 불안할 수 있어요. 저도 불안할 때 엄청 많고요. 이런걸로 불안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소한 걸로 불안해요. 뇌과학에서는 걱정이나 불안 모두 미래 시점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초점이 미래에 맞춰졌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거예요. 그래서 현재에 집중하면 좀 낫다고 합니다. 다른거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해야 될 일을 하라는거죠.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 현재 일에 집중하는게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할 일을 해봅시다. 그럼 감정이 서서히 줄어들겁니다.

글로 써 보는 것도 좋은 거 아시죠? 일기든 푸념이든 칼럼이든 좋으니까 뭐든 적어보면 기분이 확연히 좋아져요. 감정을 구체적인 언어로 재구성하면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효과가 나거든요. 글쓰기는 진짜 감정 특효약이에요. 저도 많이 도움 받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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